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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Paper

[논문] 효율적인 논문 읽기(1. 논문은 왜 읽는 것인가?)

by 낭만파 202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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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읽기 위해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 검은건 글씨요 흰 건 종이인 상황이 펼쳐진다(특히 망할 영어 논문). 또한 연구 등을 위해 읽어야 할 수많은 논문들의 수와, 방대한 페이지(5~20)수를 감안하면 효율적인 논문 읽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도 논문과 씨름중인 수많은 분(대학원생을 포함한다)들께 이 글을 바친다.

 

논문은 왜 읽는 것인가?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왜 논문을 읽는 것인가? (교수님이 시켜서요)

위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한다면, 우선 읽던 논문을 잠시 덮어두고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인사이트: 수학 문제를 풀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학창 시절, 수학 문제를 열심히 풀었던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문제를 열심히 풀었을까?

아마 좋은 성적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 문제의 풀이가 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필요할까? (수학 문제 풀이가 좋은 성적의 충분조건은 아니더라도, 필요조건이라는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수학 공부는 보통 [개념학습 → 문제 풀이]로 이루어진다. 사실, 냉정하게 돌이켜보자면 학습하는 개념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이를 적용한 수많은 문제들을 풀이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해당 개념이 특정한 상황에 어떻게 녹아날 수 있는지를 학습하고 문제의 '행간'을 읽어내는 능력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시험 문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학습한 문제가 그대로 출제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구조의 유사성을 파악하거나 이전에 체득한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문제를 풀이하게 된다. 즉, 문제가 주어졌을 때 제시된 단서들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시켜나갈 능력을 숱한 문제 풀이를 통해 키워왔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학습해왔던 방법은 어딘가 부족하고 잘못되었다. '문제 풀이가 왜 좋은 성적으로 귀결되는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정당화가 이루어지지 않은채 좋은 성적만을 강조하다보니 맹목적인 양치기에 급급했을 뿐이다. 이는 정보가 범람하는 현 시대에 적합하지 않으며, 결코 효율적인 학습 방향이라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것이 과도한 경쟁사회와 주입식 교육 형태, 그리고 주입식 교육을 조장하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이'하는 형태의 시험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순수했던(?) 학창시절의 수학 문제들을 기억하며, 애증의 논문으로 돌아와보자. '왜 논문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문제 풀이와 마찬가지로, 논문을 읽는 이유는 결국 본인의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논리를 전개시켜나갈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능력은 대개 도구를 비롯한 유형의 것이 아닌, '인사이트'로 대표되는 무형의 것인 경우가 많다. 

 

 

능동과 수동: 수학 문제 풀이와 논문 읽기는 다르다

인사이트라는 수학 문제 풀이와 논문 읽기의 공통점을 이해했다면, 둘의 차이점을 생각해보자.

 

첫번째는 '선택의 여부'이다. 일반적으로 수학 문제는 단원이 분류되어 있어, 이 문제가 학습한 개념에 해당되는 문제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논문은 다르다. 읽을 논문을 선정하는 과정에 있어서, 이 논문이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는 '중요도의 판별'이다. 수학 문제를 풀이하며, 이 문제와 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논문은 다르다. 단편적으로는 게재된 저널의 명성이나 피인용횟수(Citation)를 통해 논문의 중요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관련 지식이 있다면 결론(Conclusion) 파트를 읽으며 이미 알려진 방법론의 변용인지, 새로운 방법론의 제시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은 '접근 방식'이다. 수학 문제는 결국 본인이 문제를 읽고, 풀이하는 능동적인 형태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논문 읽기는 구조적으로 수동적인 접근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 해당 논문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까지는 유사하지만 결론을 통해 정답을 미리 알게 되며, 본론의 내용을 통해 풀이 과정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수학 문제를 풀이할 때 충분한 고민 없이 바로 해설지를 보는 행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수동적인 논문 읽기'를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마치며

노파심에 언급하지만, 효율적인 학습은 결단코 학습량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량(노오력)은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스킬', '능률'과 같은 현란한 단어에 속아 기본을 등한시하지 말자. 이 글은 학습량이 뒷받침되는 경우를 전제하고 있으며,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논증이다. 

 

사실, 필자 또한 논문을 거의 읽어보지 않은 풋내기에 불과하다. 다만, 이 글은 앞으로 읽어야 할 많은 양의 논문들을 무작정 읽기 보단 어떻게 효율적으로 읽어야 할 지(교수님 저는 행복합니다)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관련해서 참고했던 좋은 글이 있으니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영어 못해도 논문 잘 읽는 법

‘그 발번역 정말 못읽겠더라. 차라리 원서 읽어.’ ‘맞아맞아~ 어떻게 한글이 영어보다 어렵니? 원서가 훨씬 쉬운 듯’ 대학생 초년 시절, 영어가 너무 벅찬던 내가 운좋게 번역본이라도 구해

gradschoolstory.net

 

논문을 비롯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며, 얻게된 인사이트를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습관을 기르자.

거창한 것을 싫어하는 터라 필자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논문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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